잡담

[잡담]2024/3/24<미나리>

군필복학컴공롯데토트넘골스노엘갤러거이병건팬 2024. 3. 24. 23:09

군대 동기에게 디엠이 왔다. 평소에 저질 릴스들을 많이 주고 받는 사이여서 또 무슨 ㅈㄹ맞은 내용일까 생각하면서 디엠을 읽었다. 군대에서 찍은 영상이었다. 대충 새벽근무에 늦게 일어난 이병이 나오는 릴스였다. 갑자기 예전 생각이 났다. 나도 이런 적 있는데. 개추억이네ㅋㅋ. 

 

지금은 추억이 되었다. 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분명 그때 그 상황은 심각했던거 같은데. 영화 <미나리>가 생각이 났다. 

 

 

 

 

 

할머니는 미나리였다.

미나리는 대충 키워도 잘 자란다. 그런데 맛도 있고 건강하다. 영화 속 가족들은 할머니의 가르침을 받았다. 손자 데이빗은 아픈 심장을 가지고 세상에 맞설 용기를 얻었고, 자신을 제외한 세상 모든 것을 꼬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위 제이콥은 주변을 신뢰하기 시작했다. 또한 가족의 미래에 걱정만 가득했던 딸 모니카는 낙관적인 시선과 여유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가르침은 아팠다.

낯설게 느껴지던 할머니를 미워하고, 그럼에도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던 할머니가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것, 애써 키운 농작물들이 타들어 가는 기억은 분명 아픈 기억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장면들을 비극적으로 보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고, 그 경험들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단순한 아픔으로 남아있는 게 아니라 나름의 가르침을 통해 따뜻한 추억으로 포장되어 있는 걸 알기 때문이다.

 

A24 화이팅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힘든 시련을 겪기 마련이다. 나에겐 군대가 그랬고,앞으로 군시절 보다 더 힘든 날이 무조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생각했고, 또 앞으로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ㅅㅂ 나중되면 이것도 다 추억이네. 한잔해."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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